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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drup7의 열번째 추천 시]성장한 아들에게

laudrup7 2021. 12. 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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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아들에게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 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작자 미상

앨리스 그레이 제공

 

 

비록 난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어서 부모의 마음을 완전히 헤아릴 수 없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들의 고충을 옆에서나만 지켜보곤 한다.

 

일이 끝난 것 같은데도 집에 가지 않는 과장님 차장님, 항상 출근하면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는 대리님, 나보고 결혼은 최대한 늦게 하라고 하는 선배

 

회사 일이 끝나도 그들의 일은 끝난 것이 아니다. 집에 가서는 집안일을 도와야 하며, 무한한 체력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과 놀아주어야 한다.

 

필자도 최근에 9살 남아 쌍둥이 조카들과 반나절을 놀아주었는데 그렇게 놀아주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솔솔 자고 온 기억이 난다.

 

난 아직 결혼 생각이 없지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누구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래서 더더욱 결혼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나만의 시간을 지금은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두서없는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지금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면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것, 내가 어린 시절 부모님도 그만큼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셨을텐데 그 바쁜 와중에도 나에게 많은 사랑을 보내주셨다.

 

지금 이 글을 빌어 정말 감사하다는 표현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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