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사랑하는 라우드럽 블로그는 기성 언론이 보여주지 못한 축구를 바라보는 신선한 시선을 선사합니다]
대한축구협회(이상 KFA)는 이상하다. 보통 협회에서 회장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협회에서 회장 1인 체제로 돌아가는 건 규모가 작은 협회인 경우가 대다수다. KFA는 전 국민이 아는 협회다. KFA가 살려면 협회의 정석을 따르되 축구라는 특성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
협회는 보통 회장과 상근부회장 2인 체제로 돌아간다.
회장은 기업 대표들이 맡곤 한다. 회장은 보통 협회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특이사항이 있을 때나 한번 등장하곤 한다. 협회가 맡은 사업이 잘되면 나와주고 잘 안 되면 숨는다.
본래 협회장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하듯이 협회에서 단물만 챙기는 역할이다. 궂은일은 상근부회장이 맡는다. 상근(常勤, 매일 일정 시간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협회를 위해 항상 일한다는 의미다.
KFA는 상근부회장이라는 제도를 잘 못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KFA는 상근부회장을 지난해 5월 처음 만들었다. 본인들도 정몽규 협회장이 대한축구협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이상하긴 했나 보다.
문제는 초대 상근부회장으로 정통 공무원 출신인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임명했다는 점이다. 정몽규 회장은 김 상근부회장을 임명하면서 협회의 행정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협회들을 보면 상근부회장으로 공무원 출신을 많이 영입한다. 보통 정부 정책에 흔들리는 산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들이 그렇다. 이들이 공무원 출신을 상근부회장을 뽑는 게 꼭 행정력을 높이려고 하는 건 아니다.
대정부 활동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다. 정부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는 고위공무원을 뽑아 정책 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하겠다는 목적이다.
아직 정부 부처에 남아 있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좋다. 너희가 말 잘 듣고 있다 은퇴하면 선배들처럼 고액 연봉을 주는 상근부회장 자리를 주겠다는 메시지다.
그런데 축구가 문체부 정책에 흔들리는가. 왜 대한축구협회 상근부회장을 축구를 잘 안다고 보기도 어려운 공무원 출신으로 뽑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축구는 선수들이 90분간 뛰는 경기에서 결정된다. 아시안컵 4강 탈락이라는 결과가 대한민국 축구를 뒤흔들고 있다. 축구팬들은 3월 21일 열리는 태국 전 국가대표 경기에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보이콧 하겠다고 나섰다.
정몽규 회장은 이번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의 주범으로 꼽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독단적으로 임명했다는 논란에 얽혔다.
축구는 문체부가 아니라 국민에게 날 것 그대로 모든 걸 보여주는 스포츠다. 축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KFA의 상근부회장으로 제대로 된 축구 전문가 출신을 뽑고 온갖 협회의 어려운 일을 하게 하자. 대한축구협회장은 평소엔 빠져있고 국가대표팀이 잘 되면 숟가락이나 한 번씩 얹어라.
이미지 출처 : 한국경제,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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